전자금융거래법 PG 정의 개정, '내부정산'이면 등록 대상에서 빠진다 — 개발팀이 확인해야 할 것
지금까지는 "돈을 대신 받아서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일을 조금이라도 하면, 사실상 전부 PG(전자지급결제대행업, 결제 대행 회사)로 분류될 수 있었다. 자사 쇼핑몰에서 입점 판매자에게 정산해주는 이커머스든, 가맹점에 매출을 나눠주는 프랜차이즈 본사든 마찬가지였다. 법에 적힌 PG업의 정의 자체가 "지급결제정보를 주고받거나 그 대가의 정산을 대행·매개하는 것"이라는 포괄적인 문구였기 때문이다.
정산자금 외부관리 의무화 글에서 다룬 개정 전자금융거래법(2025년 12월 16일 공포, 2026년 12월 17일 시행)은 이 정의 자체를 손봤다. 그 글에서는 한 문단으로만 짚고 넘어갔던 부분인데, 실제로는 "우리 서비스가 PG업으로 등록해야 하는 대상인지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등록 여부를 가르는 훨씬 근본적인 변화다. 이 글은 이 정의 변경만 떼어서, 개발팀이 무엇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에 집중한다.
왜 정의를 다시 정했나
PG업의 본질은 원래 "계속·반복적으로 남의 거래 대금을 대신 결제해주는 영업"을 뜻한다. 그런데 기존 조문은 문구가 넓어서, 자기 사업의 일부로 하는 내부 정산까지도 형식적으로는 PG업에 해당하는 것처럼 읽혔다. e-커머스가 입점 판매자에게 정산해주는 것, 백화점·프랜차이즈 본사가 매출을 나눠주는 것, 여객터미널 운영사가 입점 매장 매출을 정산해주는 것까지 전부 포함될 여지가 있었던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티메프 사태(온라인 쇼핑몰 티몬·위메프가 판매자 정산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사건) 이후 PG 제도 전반을 손보면서, 이 부분도 함께 정리했다. "입법 취지를 보면 내부정산 업체는 PG업에 포함되는 게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금융위 관계자 발언, 헤럴드경제 보도). 범위를 넓게 잡아뒀던 걸, 진짜 PG업만 남도록 좁힌 것이다.
핵심 변경 내용
| 항목 | 개정 전 | 개정 후 |
|---|---|---|
| PG업 정의 (제2조제19호) | 지급결제정보를 송수신하거나 그 대가의 정산을 대행·매개하는 것 | 제3자 사이의 재화·용역 거래 대금이 전자지급수단으로 지급될 때, 그 대가를 수수하고 정산을 대행하는 것 |
| 적용 범위 (제3조제1항) | 명시적 제외 규정 없음 | 판매중개 등 자기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정산을 대행하는 경우 적용 제외 |
| 대상이 되는 회사 | 이커머스·백화점·프랜차이즈·여객터미널 등도 사실상 포함 여지 | 이런 "내부정산"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PG업 규제 밖으로 |
바뀐 정의에서 지급결제정보 송수신 기능이 빠졌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결제창(체크아웃 UI)이나 결제 데이터 중계만 제공하고 정산 자체는 대행하지 않는 서비스라면, 이 조항만 놓고 보면 PG업 범위에서 더 멀어진 셈이다. 다만 실제로 그런 서비스가 정말 정산까지 손을 대는지는 계약 구조와 실제 자금 흐름을 봐야 판단할 수 있다.
가장 실무적으로 중요한 건 "부수적으로 정산을 대행하는 경우" 제외 조항이다. 이커머스가 통신판매중개업을 하면서 자기 사업의 일부로 판매자 대금을 수취해 내부정산하는 경우가 대표 사례로 언급된다. 그런데 이 "부수적"이 구체적으로 매출 비중 몇 % 이하를 뜻하는지, 어떤 계약 형태여야 하는지는 조문에 숫자나 기준으로 나와 있지 않다. 여러 법무법인 자료를 확인해봐도 세부 판단 기준은 "향후 금융위 가이드라인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라는 데까지만 나와 있다 — 지금은 방향만 정해졌을 뿐, 우리 회사가 어느 쪽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단계라는 뜻이다.
개발팀이 지금 점검해야 할 것
원장에서 거래 유형이 이미 구분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재분류 판단을 하려면 먼저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정산대상금액"을 하나의 계정으로 뭉뚱그려 쌓아왔다면, 지금부터라도 트랜잭션 단위로 거래 상대방 유형(자사 판매 vs 제3자 가맹점), 정산 대상 사업 라인을 태그로 구분해 기록해야 한다. 나중에 "우리는 부수적 정산이라 PG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려면, 그 근거가 될 매출 비중·거래 구조를 원장에서 바로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판단 근거를 감사 가능한 형태로 남긴다 "부수적"의 기준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지금 시점의 판단은 어디까지나 잠정적이다. 법무팀 검토 의견, 판단에 쓴 매출 비중·계약 구조 자료를 문서화해서 감사로그·컴플라이언스 시스템에 보관해두는 게 중요하다. 나중에 가이드라인이 나왔을 때 우리 판단이 틀렸다고 밝혀지더라도, "합리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한 기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소명 과정에서 차이가 크다.
진행 중인 컴플라이언스 인프라를 섣불리 중단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차피 제외될 것 같다"고 지레짐작해서 정산자금 외부관리·감사로그 구축 같은 작업을 멈추면 위험하다. 가이드라인이 아직 안 나온 상태에서 판단을 바꿔야 할 수도 있고, 설령 PG업에서 제외되더라도 아래에서 보듯 다른 법이 비슷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만든 정산자금 분리·원장 이원화 인프라는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버리는 게 아니라 재활용할 자산으로 보는 게 맞다.
오픈마켓 형태라면 "규제 없음"이 아니라 "관할이 바뀐다"로 이해한다 자사 플랫폼에서 입점 판매자와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형 서비스라면, PG 규제에서 빠지더라도 대규모유통업법 개정(공정거래위원회 관할, 정산기한 20일, 판매대금 50% 별도관리 의무)이 그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 "PG 등록 안 해도 된다 = 정산 관련 규제가 아예 사라진다"로 오해하면, 정작 대규모유통업법이 요구하는 별도관리·정산기한 시스템을 놓치게 된다.
이미 등록된 회사는 등록 유지 여부를 별도로 검토한다 이미 PG업으로 등록해 운영 중인 회사가 재분류로 등록 대상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등록을 자진 반납할지, 유지할지는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사업·신뢰도 판단이므로 법무팀·경영진과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 시스템 쪽에서는 등록 유지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구축한 자금 분리 체계를 계속 운영하는 편이 안전하다.
규제 적용 시나리오 비교
| 상황 | 적용 규제 | 핵심 요구사항 |
|---|---|---|
| 제3자 가맹점 결제를 대행 | 전자금융거래법 (PG업) | 등록, 정산자금 외부관리, 정산기한 준수(제36조의3) |
| 자사 오픈마켓에서 입점 판매자 정산 | 대규모유통업법 | 정산기한 20일 이내, 판매대금 50% 이상 별도관리 |
|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 여객터미널 등 순수 내부정산 | PG·유통업법 규제 밖, 개별 업권법 | 사안별로 별도 확인 필요 |
체크리스트
- 우리 서비스의 정산 흐름이 "제3자 거래 대행"인지 "자기 사업의 내부정산"인지 법무팀과 다시 검토했는지
- 원장에서 거래 상대방 유형·정산 대상 사업 라인이 트랜잭션 단위로 구분되어 있는지
- 재분류 판단 근거(법무 검토 의견, 매출 비중 등 데이터)를 감사 가능한 형태로 기록해뒀는지
- 오픈마켓 형태라면 PG 규제 제외와 별개로 대규모유통업법(정산기한 20일, 판매대금 50% 별도관리) 적용 대상인지 확인했는지
- 진행 중인 정산자금 외부관리·감사로그 구축 작업을 가이드라인 발표 전까지 중단 없이 유지하고 있는지
- 이미 PG로 등록된 회사라면, 재분류 시 등록 유지 여부를 법무팀과 논의했는지
시행일(2026년 12월 17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지만, "부수적" 판단 기준을 담을 가이드라인이 언제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기만 하기보다, 지금 원장에서 재분류에 필요한 데이터부터 뽑아낼 수 있게 준비해두는 편이 시행일 임박해서 급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낫다.
참고자료
-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및 공포 – Kim & Chang
-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업) 관련 규제체계 정비 – 율촌
-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전자지급결제대행업 등 제도개선 – 금융위원회
- 이커머스, 이제 PG업 등록 못한다…금융위 PG업 범위 좁히기로 – 헤럴드경제
- 내부정산 이커머스, PG社서 제외···미정산자금 별도관리 의무화 – 서울파이낸스
- '간편 결제·송금' 하루 이용액 2조원 넘어, 2026년 상반기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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